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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말보다 손끝으로 전하는 이야기
[단편소설] 고들 옹 (1) [단편소설] 고들 옹 (2) [단편소설] 고들 옹 (3) 결승전 경기의 진행은 세트별 15점을 먼저 취득하는 선수가 승점을 가져가며, 3세트를 먼저 이긴 선수가 최종적으로 우승하게 된다. 고들 옹의 결승전 상대는 일본의 쿠모모(kumomo) 선수가 되었다. 그녀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거미처럼 상대방을 자신의 실력으로 주무르며 서서히 지치게 만들어 승점을 따내는 경기운영을 보여준다. 이와 반대로 고들 옹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특유의 부드러운 샷으로 난구를 풀어내는 천재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각자의 개성은 다르지만 누가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결승전 경기는 전 세계 당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고들 옹은 경기 시작을 앞두고 카메라 앞에서 쿠모모(kumomo) ..
[단편소설] 고들 옹 (1) [단편소설] 고들 옹 (2) 이미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기도 했고, 고들 옹의 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생일잔치는 끝을 맺었다. 모두가 돌아간 뒤 고들 옹은 다시 상자를 열어 쿠드롱의 당구채를 살펴보았다. 조금 전에 기절하면서 바닥에 떨어뜨렸으니 조그만 흠집이라도 생겼을 법했지만 당구채는 멀쩡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당구채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요즘 들어서 당구에 대한 열정이 식어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는데, 쿠드롱의 당구채 덕분에 의욕이 샘솟는 것 같았다. 고들 옹은 이대로 잠들기는 아쉽다고 생각했다. 새벽이 다가오는 시간이었지만, 쿠드롱의 당구채를 들고 개인 당구 연습장으로 향했다. 고들 옹은 그날부터 당구 연습장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매 끼니를 당구 연습장에서 ..
[단편소설] 고들 옹 (1) "이게 뭐지? 누가 보낸 거야?" 그 자리에 있는 어느 누구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서로 누가 보냈을지 추측을 하기 시작했다. "혹시 봉쥬르곰씨(bonjourgomc)가 보낸 선물은 아닐까? 오늘 참석 못 했으니까 선물만 보냈을 수도 있잖아." "맞아. 그런 거겠지. 굳이 퀵 서비스까지 이용해서 보낸 걸 보면 맞는 것 같은데?" "뭔지 궁금하다! 빨리 열어 봐." "그래도 보낸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위험한 물건일 수도 있잖아?" 의문의 상자를 두고 각자 의견을 내면서 분위기는 소란스러워졌다. "음.... 일단 나한테 온 물건이니까. 내가 열어 볼게." "그거 자물쇠로 잠겨 있는데?" 상자의 자물쇠는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이었다. 고들 옹이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일..
2038년 7월 27일. 고들 옹의 나이는 만 48세가 되었다. 그녀의 탄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스티미언(Steemian)이 모이기로 했다. 2018년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던 그 날, 고들 옹은 돌연 전 재산으로 스팀 파워(STEEM POWER)를 구매하며 전업 스티미언이 된 것을 선언했다. 행운의 여신이 그녀를 도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윽고 스팀(STEEM)의 시세는 폭등하기 시작했다. 시세가 안정된 현재 1 스팀은 원화 가치 1,500만 원에 이르렀다. 덕분에 그녀는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2030년 스팀잇(Steemit)은 다음 세대 SNS에 자리를 내어주면서 사라졌지만, 스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DAPP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스팀의 가치는 전 세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안녕하세요. 금손이 되고 싶은 한손(@onehand)입니다. 월요일부터 첫 단편소설 연재를 시작해서 목요일 4화를 끝으로 완결되었습니다. 대략 2주 동안 작성했던 소설을 장면이 전환되는 순간마다 끊어서 올렸습니다. 스팀잇에 올리기 직전에도 계속 문장을 다듬었으니 실제로는 3주 동안 계속 손에서 놓지 못했습니다.ㅎㅎ 댓글로 남겨주신 감상평은 모두 읽어보고 있었습니다. 원래 답댓글을 작성하는 편이지만, 혹시나 뒷 내용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말하게 될까바 조용히 있었습니다. 대신에 소량의 보팅으로 제가 댓글을 확인했음과 감사의 표시를 했습니다. 평소 답댓글이 습관이다 보니 참기 힘들었습니다. ŏ̥̥̥̥םŏ̥̥̥̥ 처음에는 공포소설을 쓰려고 했었습니다. 비현실적인 요소(귀신, 괴물, 유령 등)를 최대한 배제하려고..
마스터의 웃음소리가 칵테일 바에 메아리쳤다. 그의 웃음소리는 너무나 기괴스러웠다. 박 중사와 최 중위는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그들은 마스터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다지 유쾌한 내용은 아닐 것으로 생각했다. “저는 7년 전에 제 아내와 결혼을 했었어요. 그녀는 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어서 신장 투석을 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을 할 수 없었죠. 주기적으로 병원에서 신장 투석을 해야만 했기에 신혼여행 이후로는 멀리 여행을 갈 수 없었어요. 그러다가 몇 년 전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여행을 가기로 했죠. 고가의 신장 투석기도 어렵게 빌렸고요.” 마스터는 돈에 쪼들렸지만 나름의 행복을 지켜낼 수 있었던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감상에 젖어 들었다. “맑은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멋진 펜션에 묵기..
“그게 정말인가요? 사실은 다른 이유가 있었다니…. 그러면 유미 씨가 알아냈다는 진실은 뭔가요?” “방금 소담 씨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그것이 자살의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에요. 모든 것은 저희 아버지 때문이었어요.” “에? 그게 무슨….” 그녀는 사건이 발생한 그 날을 떠올리며 생각을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그의 목소리를 들었던 전화 한 통. 그리고 최근에서야 알게 된 진실.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입을 열었다. “사실 저희 아버지도 직업군인이세요. 군인이라는 자부심이 굉장히 강하셔서 평소 사관학교 출신의 사위를 원하셨어요. 그런 아버지께 최종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이고 민관부사관 출신인 주한 씨와 제가 사귀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을 거예요. 그렇지만 연애를 한다고 무조건 결혼하는..
“혹시 예전에 내가 말했었던 김 하사… 기억나?” “아! 4년 전에 총기오발사고로 죽었다는 그 사람?” “네, 맞아요. 그 사람이 저의 옛 애인이었어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 박 중사는 눈을 질끈 감으며 괴로워했다. 최 중위는 부대로 전입되기 전에 있었던 일이라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박 중사가 그 이야기를 들려주어서 조금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의 애인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갑자기 나타난 그녀가 굳이 아는 척을 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고 괜히 기분이 나빴다. “그랬군요. 그런데 저희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네, 말씀드릴게 있었어요. 오늘 이렇게 우연히 마주치다니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최근에 그의 죽음에 대해서 조사하다가 진실을 알았거든요. 혹시 박 중사…. 아니, ..
밤 11시가 조금 지난 시각. 마감 시간을 앞둔 칵테일 바에는 신혼생활을 막 시작한 박소담 중사, 최슬기 중위 부부와 마스터뿐이었다. 열혈청년 박 중사는 간호장교 최 중위와 3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부대 내에서는 전혀 티를 내지 않았기에 동료 부사관들에게는 굉장히 놀라운 소식이었다. “부대 차려! 존예여신 슬기 님께 경례! 돌격!” “목소리 좀 낮춰! 그리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그런 장난하지 말라니까….” “뭐 어때? 여기에 손님은 우리밖에 없는걸. 마스터, 안 그래요?” 부대에서는 씩씩하지만 그와 데이트를 할 때만큼은 부끄럼을 많이 타는 최 중위였다. 마스터는 젊은 신혼부부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신혼생활을 잠시 떠올렸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에 대한 그리움과 항상 부족했었..